반드시 회복해야 된다는 의지로 재활을 해오고 있음에도 손가락이 굽어서 펴지지 않는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손가락은 서서히 운동을 하면 펴질수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희망을 가지고 재활운동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한번 오그라든 손가락에는 전혀 감각이 없었다.
손가락이 오그라드는 질환으로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듀피트렌구축증>이란 것에 관해 읽은 적이 있다.
손바닥의 피부와 힘줄 사이에 건막이라는 조직이 있고, 이 건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며 손을 움직이기 힘들어지는 이 질환은 손가락이 점점 굽어지면서 일상생활에 많은 제한을 미치게 된다.
이 질환은 <유전적 원인>에 의해 발병영향을 받으며 <알콜성 간질환>, <당뇨>, <갑상선 질환> 등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서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며, 특히 50~60대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편이라고 한다.
내가 지금 50대 아닌가? ...
이 질환의 초기에는 손바닥 일부에 굳은살이 생기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하고 시간이 흐르면 <약지>와 <새끼손가락>쪽에 작은 덩어리 또는 함몰이 생기다가 손가락관절의 구축이 발생하게 된다는데 나는 손가락 전체가 감각이 없으니 이것과는 다른 것 같다..
<듀피트렌구축증>은 손가락을 구부릴 수는 있으나 외부의 힘에 의해서도 펴기가 힘들어진다고 하는데 나는 구부릴 수도 펼수도 없으니 이것과는 좀 차이가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어쨌든 손이 완전히 굳어 있어서 재활치료사가 두손으로 외부에서 힘을써보아도 펴지지 않았다.
남자 재활치료사와 여자 재활치료사들이 있었는데 모두 다 인성이 좋았다.
나와같은 마비성 환자들은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데 이들의 <친절>과 <공감대 형성>은 나의 자존감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한 담당 재활치료사는 <전기자극기>(또는 저주파 치료기, 정확한 명칭 모름)를 써보자고 권유했다.
나는 시키는대로 했다. 그러나 손가락은 펴지지 않았다. 하지만 손에 조금 자극이 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 느낌이 너무나 신기해서 나는 재활치료 사에게 좀 더 자극을 심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손가락이 3초 정도 일부 펴졌다가 다시 오그라들었다. 손가락은 오그라진 상태에서 조금 펴지는 듯 했다.
나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재활치료사에게 내가 감전되어 죽지 않을 정도의 최고 수준으로 해 달라고 했다.
담당재활치료사는 걱정을 했다. 이 정도 단계는 자신도 해본 적이 없다며 고민을 했다.
그런데 전기 자극을 약하게 하면 전혀 반응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내가 쓰러져도 괜찮으니 일단 한번 해 보자고 했다.
손가락이 펴질수 있다는 것이 일단 희망적인 것이 아니겠느냐고 손가락이 완전히 펴지는 것을 보고 싶다고 얘기했다.
젊은 재활치료사는 사람이 이해심이 높았고 함께 걱정을 해주는 것 같았다.
우리는 걱정반 기대반? 으로 최고의 단계로 전기 자극을 올려보았다. 겁이 났던것도 사실이었지만 해보지 않고는 못살 것 같았다.
찌이익 ... 찌이익
... ...
나는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
그러자 아주 조금씩 전기자극기로 자극을 주면 꿈쩍도 안하던 손가락이 자극을 받아 감전되어 쫘악 늘어났다가 다시 원상태로 쪼그려 든다.
처음엔 그것이 너무 신기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손가락이 완전히 펴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나는 마비때문에 손이 경직되었지만 반드시 펴지고 다시 움직이게 될것이란걸 확신했다.
내심장은 뛰기 시작했다. 매일 매일 전기자극기 시간만 기다렸다. 마음이 급했지만 매일 희망이 쌓였다.
난 다시 회복된다. 반드시!!...
넌 끝까지 해낼 수 있다.
꼭 해내야 한다.
전기자극기 훈련을 마치고 돌아 나올때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고 어느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눈물방울이 내 눈가에 맺혀있었다.
손가락이 1~2주에 걸쳐서 서서히 펴지기 시작했다..
이럴수가... ...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와!~ 세상에 손가락이 펴지다니..
내 손가락이 펴졌어.
이럴수가. 오!. 오...!
이후 손가락 운동을 많이 했다.
그런데 3~4주가 지나도 오른쪽 엄지 손가락은 완전히 펴지지 않는 것이었다.
재활관계자가 손가락을 단단한 바닥에 대고 펼치는 운동을 하면 좀 낫다고 충고했었다.
그래서 손가락을 펼치는 운동을 더 강도 높게 했다. 그런데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아무리 해도 펴지지 않는 것이다.
나는 엄지손가락을 단단한 것에 대고 심하게 지렛대 식으로 압박했다. 너무 염원이 강해서 심하게 다루었는지 그것이 석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도 아프다. 뼈에 이상이 있나보다...
그러나 지금(3개월 후 시점) 손가락은 움직인다.
나는 원래 워드 프로세스 1급이었으나 뇌경색 발병 이후에는 워드를 포기하고 음성입력 변환장치를 통해 워드나 메시지를 입력후 독수리 타법으로 모든 것을 기록했다.
당시에 몸의 증상과 변화들을 기록한 것도 핸드폰의 음성 입력 변환장치를 통해 한 것이다
2년간은 컴퓨터도 워드 초급자처럼 마음대로 되지 않았으며 3년 정도 지나니 워드를 쳐도 될 정도로 감각이 돌아왔다.
다만 가끔씩 틀리는 글자를 여러번 반복해서 틀리거나 아예 안 쳐지는 글자가 일부(3~4자 정도) 있으니 완전 정상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수준이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완전히 정상 수준의 95%정도에 도달해 있다. 워드 수준이 1급 정도로 되돌아갈 수는 없지만 3급 정도는 실력이 된다고 본다.
1~2년 동안 핸드폰도 오른손이 아닌 왼손으로 치다보니 이제 핸드폰은 왼손으로 치는것이 아예 정착되었다(물론 왼손으로 주도권이 바뀐것이지 오른손도 칠수는 있다).
108 편에 계속
https://redbaboonred.tistory.com/m/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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