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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 투병일지#105] 드디어 '입원실'... 앞서 고통을 겪고있는 뇌경색 환자와의 만남

건강 되찾기/내가 겪은 뇌경색

by 레드바분 2021. 6. 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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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극복수기 105



중환자실에서 나온 나는 5인실로 입원하게 되었다.




휠체어에 의지해서 오랜만에 중환자실을 나서는 것이 마치 딴 세상에 있었던 것 같다.


그만큼 정신은 온전한 상태에서 마비된 몸의 상태로 3일 가량을 지내온 것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었다.


입원실의 한쪽면은 2명이 사용하고 있었고 나머지 공간은 실내 화장실이 구비되어 있었다. 다른 한쪽은 3명이 위치하고 있는데 3명이 있는 쪽은 더 좁은 것 같았다.


나는 세 명이 함께 사용하는 쪽을 사용하게 되었다. 내가 있어야 할 침대는 중간 위치에 놓여 있었다.



커텐으로 구분이 되어 있다지만, 정확하게 구분된 선이 없어서 앞서 입원한 환자의 침상이 양쪽으로부터 선을 넘어와 있어도 커텐으로 가리워진 구분선은 1/3만을 차지한듯 보였다.


그래서 비좁은 중간 칸은 정말 있을 곳이 못된다. 그것은 어느 병원이나 비슷하고 일주일 이상 입원해 본 사람은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환자에게 필요한 간단한 물품을 두는 보관대를 보호자용 간이 침대가 막아서는 형상이라서 보호자들은 앉기도 불편하고 서 있기도 애매한 것이다.




좁은 공간을 비집고 일어서서 화장실을 갔다. 휘청거리며 중심을 잃어버릴 뻔 했다.


넘어지는 나를 두사람이 다행히 붙잡아 주었다.


부축해 주려해서 ‘혼자 갔다 오겠다’는 말을 해야 되는데 말이 나오지 않아 손을 설레설레 저었다.


화장실에서 중심을 잡을 수가 없어서 소리를 지를 새도 없이 혼자 벽에 충격했다.


주사액이 2~3개 달려있는 보조기를 끌고 한손은 사용이 어려운 상태이므로 바지를 벗다가 넘어지는 것을 머리로 간신히 받히고 지탱했다.


소변을 보고 나왔다가 옆으로 넘어졌다.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 휠체어에 넘어져서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이제보니 오른발이 마비되어 제대로 내디디지 못해 자꾸 넘어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부축을 받는 것은 싫었다. '진짜 내 스스로 걷지 못한단 말인가?'하는 의구심이 자꾸 생겨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누님들이 야간에 교대로 번갈아 가며 간호하기 위해 대기하기로 했지만 내가 반대했다.


혼자서 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몇 번이고 비틀거리며 또 화장실 벽에 박아가며 기어이 혼자서 갔다 왔다.


지금 생각해도 위험했다.



밤에는 움직이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하기 때문에 이후에는 화장실에 가지 않고 소변 통을 휴대해 볼일을 보아야 했다.


오른 손이 말을 안들어 소변 통에 받은 것을 침대 위에 다 엎어 시트를 갈기도 했다.


입원실에 온지 이틀 정도 되었을 때이다.

계속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지는데 이러다 완전히 장애로 남을까 걱정도 많이 된다며 형제들이 모두 다 난리였다.


다들 지방 병원보다는 큰 대학병원이나 서울에 있는 병원이 낫다는 생각에서였다.


서울에 있는 동생은 서울로 올라오라 하고 미국에 있는 동생은 병원비가 얼마나 됐던지 다 자기가 다 감당을 할 테니 병원을 옮기라고 아우성이었다.


큰 누님도 ‘이런 시골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장애라도 남고 후유증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할 거냐고 갈려면 지금 빨리 가야된다’며 나를 재촉했다


손가락은 다 굽어 있지 얼굴도 마비되었지 몸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기울어져 있지 행색이 그야말로 말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형제가 '1남 7녀'의 독특한 환경이다 보니 병석에 누워계시는 어머니가 이 상황을 아시면 더더욱 난리가 날 일이었다.


누나들도 동생들도 모두가 서울이나, 그게 멀다면 가까운 대구 소재 대학병원으로 가자고 한다.



내가 말을 듣지 않자 큰누나는 의사 선생님한테 그대로 얘기를 했다.


'사실상 환자의 마비상태가 이런데 이러다 영구 장애가 오는 건 아닌지 병원을 옮겨서 옳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의사 선생님도 고민하는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 이 상태에서 서울로 가서 치료를 받으려면 119로 응급 수송하여 다시 모든 것을 촬영하고 검사를 새로 해야 하고 그것도 응급으로 판정이 나야 입원이 가능하다'고 하셨다.



가족들은 삼성병원과 아산병원 등 그런 대형병원에 가자고 하였지만 그런 병원에 갔다가는 대기하는 시간이 있어서 지체될 것이라는 말씀이었다.



따라서 그 시간에 초기에 응급처치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였다.


나도 많은 고민을 했다.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갔을 경우 초기치료 시기와 입원 조치가 많이 늦어지고 치료비 또한 상당히 많아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장기간 입원으로 인해
나를 보러 오는 면회객들(주로 가족들)은 서울까지 KTX 등 이동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게 소요될 것이며,


야간에 간호를 하려고 해도
머무를 곳이 없어서
병실에서 또는 모텔에서 지내야 하는 등 여건이 복잡하고 까다롭거나 숙박비용이 드는 등 여건이 상당히 좋지 않을 것이다.  



나는 결국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끝에 이 병원에 남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계속되는 논란 속에서 나 자신도 남기로 한 결정이 과연 잘 한 것인지 한동안 의문이 들었다.


내가 이것을 언급하는 이유는 또 나와같은 환자가 발생시 똑같은 고민을 해야 할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병원에서 나를 치료해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할 수만 있다면 더 적극적으로 재활에 나서기로 결심을 했다.


같은 병실에 입원하신 환자들은 70대 노인인데 당 조절이 되지 않아서 오신 분, 택시 교통사고로 다리가 부러진 분, 급성으로 체한 사람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나와 같은 뇌경색으로 입원한 환자가 한분 있었다.


뇌경색으로 입원한 환자는 얼굴 편마비에다 시력 장애까지 와서 애꾸눈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물체의 상이 조절되지 않아 사물을 응시하면 머리가 아프단다.


또 그 사람은 한쪽 손이 나처럼 마비로 굳어진 상태에 있었다. 그러니 물건을 아예 잡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걸을 때는 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45도 각도로 기울어진 상태로 걸어가며 지팡이를 짚고 가야 했다.


나는 그 분을 보면서 더욱 재활에 대한 의지를 다지게 되었고 '나는 저렇게 되면 돌볼 사람도 없는 데...' 하며 걱정을 많이 하게 되었다.


#(106편에 계속)


https://redbaboonred.tistory.com/m/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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