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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질환 투병수기#102] 혼돈의 시작 - 몸의 중심잃고 넘어지고 골든타임놓쳐... 마비온지 13시간이 지나서야 응급실행

건강 되찾기/내가 겪은 뇌경색

by 레드바분 2021. 5. 2.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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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9일 토요일이었다.
아이들 보충수업 때문에 ○○원에 나와 있었다.
중간고사 준비를 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기 때문에 바빴다.

쉬는 시간이 되었다.

그 날 따라 몸이 너무 피곤해서 차가운 방바닥에 그냥 누웠다. 추워서 새우잠을 잤다. 그리고 15분 정도를 자다가 일어났다.

오후 4시 30분, 축구를 하는 시간이 되었다.
매일 하는 일상이다.

그런데 공을 가지고 나가면서 계단을 내려오는데 이상하게 어지러움이 생겼다.

그래서 왼쪽 난간을 잡고 내려왔다.
갑자기 세상이 빙빙돌며 술 취한 사람처럼 걸을 수가 없었다.

학교 입구에 들어서면서는 직선으로 바로 가지 못하고 몸이 오른쪽으로 자꾸 치우치게 가는 것이었다.

아! 왜 이럴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도 나는 그냥 한여름에 낮잠을 자고 일어나면 ‘아침인지 저녁인지 헷갈리는 그런 것’이라 생각했다.

운동장 주변을 산책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내가 누구인지 다 알고 있는데 주정뱅이처럼 심하게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가 없어서 방향을 바꾸어 듣지 않는 몸을 이끌고 억지로 주차장에 있는 차로 갔다.

‘차에서 한숨자고 일어나면 괜찮을 것이다...’

조금 자고 일어나니 날은 조금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사람들도 별로 없었다.

내가 오는걸 보고 뛰어온 학생들과 축구를 했는데, “선생님, 저는 누구편인가요?” 하는 물음에 갑자기 말이 안 나와 손가락으로 상대팀이라고 가리켰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과 한편이 되고 싶어요” 하는 물음엔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원을 다니지 않는 학생들도 거의 나를 알아보고는 인사를 하고 합류한다.

매일 하던 것이라 대충 6:6 축구로 하게 되었다.

모두들 뛰느라 내가 몸이 한 쪽으로 치우쳐서 가는데도 정신이 없다.

내 앞으로 공이 왔다.



평상시 한 번 차면 15~20m정도 날아가는데 여기저기서 공을 서로 달라고 한다.

발이 나가지 않는다. 바로 옆에 있는 학생에게 슬쩍 양보하는 척 하며 비켜주었다.

또 균형을 못 잡게 되는 것이었다.
슬며시 한쪽 팔로 골대를 잡고 있어야 했다.

어두워 졌다.


아이들은 내가 몸을 가누지 못한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축구를 더는 할 수가 없도록 어둠이 찾아와 돌아오게 되었다.


1층 ○○소에 있는 ○○선생님이 “왜 그렇게 안색이 안좋아 보이세요? 좀 쉬세요.” 하길래 말이 나오지 않아 그냥 고개만 끄덕이며 2층으로 힘겹게 올라왔다.

다행히 저녁에는 ○○수업이 없었기에 그 자리에 쓰러져서 잤다.


늦은 시간이 되어 깨어나서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차를 아주 저속으로 몰고 힘겹게 집으로 돌아갔다.

새벽이 되어 소변을 보러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오른쪽 다리의 마비로 인해 넘어지게 되었다.

다시 일어나면서 또 넘어지게 됐다.
그리하여 아래 위 옷을 다 버리고 말았다.

일어설 수가 없어 엉금엉금 기어 나와 그 옷을 벗고 다시 옷을 걸쳐 입었다.

옷을 갈아입으면서도 몇 번을 넘어졌다.
참 이상한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다음 날이 일요일이어서 수업은 없었다.
아파서 계속 잠을 잤다.

중간에 깼다가 일어서는데 목각인형이 그대로 넘어지듯이 넘어졌다.

신체 전체를 오른쪽 목 뼈에 의지한 채 충격했다.


삥!! - 전자 오르간 악기(기계)가 있어서 다행이었지 거기에 목뼈를 받치지 않았다면 뇌진탕으로 더 크게 다쳤을 것이다.

시간이 얼마가 지났는지도 알지 못한다.

괴로워하고 있는데 ㅇㅇ선생님이 찾아 오셨다.
전화를 수십통을 해도 안 받아서 무슨 일이 있는가 싶어서 왔다는 것이다.

말을 시키는데 발음이 꼬여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응급상황인 것을 알아채리고는 큰 누나에게 연락하겠다고 하여 그렇게 하라고 표정을 지었다.

바로 큰누나와 동생 효ㅇ이, 매제 ㅇ서방이 연락을 받고 긴급히 왔다.

(#103편에 계속)


https://redbaboonred.tistory.com/m/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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