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전역서 추모] 소녀 2명 구하다 얼굴 반쪽 날아간 충견 '카방'... 이제 하늘나라로

10년 전 어린 소녀 2명을 구하다 질주하는 오토바이에 얼굴의 반쪽이 날아간 필리핀 충견 '카방'


AFP 통신은 19일(현지시간) 필리핀 영웅  '카방'이 13세의 나이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카방을 치료하다가 결국 입양까지 한 수의사 안톤 미리 림은 페이스북을 통해 카방이 지난 17일 잠든 와중에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자 소셜미디어에는 "카방, 자유롭게 달리렴" 등의 슬픔과 애도를 표하고 헌사를 담은 글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1년 당시 도로를 무심코 건너다 교통사고 위기에 처한 주인의 어린 딸과 조카를 구하려고 오토바이 앞쪽으로 뛰어들어 몸으로 막다가 카방은 중상을 입었다.


카방은 당시 새끼를 임신한 상태였으나  주인의 딸을 구하려고 하다가 오토바이에 치여 주둥이와 턱 부위가 잘려 나갔다.


필리핀 언론은 이러한 카방의 감동적인 행동을 대서특필했고 이 잡종견은 하루아침에 필리핀의 영웅이 되었다.


필리핀 사람들은 카방에게 '의견', '충견',  '영웅견'이라는 호칭을 붙여줬다.


온라인을 통해 치료비 모금 운동이 벌어지면서 2만7천 달러(약 3천21만원)의 모금액이 모였다.


이후 카방은 미국으로 보내져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UC Davis) 캠퍼스 동물병원에서 8개월간 다친 부위를 부분 복원하는 수술을 받았다.


카방은 코를 재건하는 성형수술과 더불어 심장사상충, 암 치료도 병행하여 받았다.

당시 치료를 맡았던 베르스트라터 교수는  카방의 볼, 목, 이마에서 피부를 떼어 카방의 얼굴의 노출된 민감 부위를 덮는 수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카방을 입양했던 필리핀 수의사 림은 45개국에서 이번 수술을 위해 기부금이 도착했다고 밝혔다.

림은 “우리가 인류에 대한 최소한의 희망을 회복시켰다는 성취감을 줬다”고 말했다.

그리고 “카방이 무조건 사랑의 상징이 됐다”며 "개는 사람이 자신에게 무조건 사람을 주면 이를 돌려준다. 그래서 카방이 주인의 딸과 조카를 구했고 전 세계가 함께 카방과 아이들을 구했다. 이는 모두에게 아주 좋은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최고의 의료기술로도 카방의 다친 부위를 완벽하게 복원하지는 못했다.  

카방이 수술을 마치고 고국인 필리핀 마닐라국제공항에 들어서자 플래시 세례가 터졌다.


취재진에 둘러싸인 카방은 기분이 좋은지 꼬리를 흔들었다고 한다.


치료를 마치고 귀국하던 날 카방의 주인 루디 붕갈씨 등 가족들은 8개월간의 장기 치료를 마친 개를 얼싸안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제 국민적인 영웅 카방의 유해는 미국인 팬의 지원으로 필리핀 남부 삼보앙가에 알루미늄 동상과 함께 마련된 콘크리트 묘지에 묻힐 예정이라고 한다.


출처 연합뉴스, 스포츠 월드, 뉴시스